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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건 아픈거다

강동준 2017. 9. 26. 18:55

 

 

 

 

 

 

 

 

 

 

 

 

오늘 현재를 군에 보냈다 어제 조금 일찍 퇴근하여 현재를 데리고 홈플러스 들러 손목시계를 사고 돼지갈비를 먹고싶다기에 1층에 들리니 갈비는 없고 양념목살뿐이라 앞다리 살코기를 사고 옆을 보니 초밥이 있길래 같이 샀다 난 소주 6병을 샀다 집에 와서 배고프다하고 7시에 미장원 예약을 했다기에 급하게 고기를 굽고 양파를 버무리고 마지막으로 참기름에 송이버섯 두개를 구워 같이 밥을 먹었다 마침 말년휴가를 나온 큰애랑 네가족이 나름 오순도순 먹었다

밥상을 치우고 소주를 먹자니 아무도 안먹는다기에 혼자 마셨다 현재랑 마눌을 두고 이런저런 얘길 하다보니 두병을 비웠다 재미가 없다 그래서 정리하고 자리에 누우니 슬슬 잠이 온다 밤10시가 넘어 현재는 비빔면을 끓여 먹는다 비빔면을 어찌나 조아하는지 국수도 항상 비빔이다 입짧은 녀석이 용케도 조아하는게 있어 다행이다

 

아침에 눈을 떠 있는 반찬에 김치찌개를 더해 따뜻한 밥을 해서 온식구가 급하게 먹었다 다들 말하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무겁다 현재는 메모장 썬크림 위장크림 필기구 등등을 챙기고 집을 둘러보고 현관문을 나섰다 9시 20분인데 차가 막힌다 도착예정이 12시 30분이다 중간에 휴게소 들리고 점심시간을 생각하면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샛길과 빠른길을 찾아 간다 안성마춤 휴게소에 들렀는데 현재가 내리질 않는다 평상시 같으면 군것질거리를 먼저 찾는 녀석이 맘이 무거운 모양이다

 

증평에 도착하여 중국집에 들렀다 각자 하나씩 시키고 요리로 깐풍기를 시켰는데 계속 전화가 온다 친구들이 아쉬운 모양이지 환하게 웃으며 전화를 받으니 조금은 맘이 놓인다 읍에서 가까운 신병교육대로 가니 벌써 많이들 왔다 강당에서 간단한 주의사항을 30분쯤 듣고 연병장으로 가는데 입구에서 헤어져야 한다 짧게 자른 머리를 감추느라 썼던 모자를 건네고 가는 모습이 32년전 내가 모자를 벗어 아버지께 드렸던 일이 오버랩된다 그래도 웃으면서 손을 한번 잡아주고 잘 들어가라며 보냈다 연병장에서 간단한 입영식을 하고 줄지어 간다 내앞을 지나가면서 어느때보다 환하게 웃으면서 지나는데 맘이 저린다 입구를 나서는데 목이 메인다 큰놈이 군대는 어쩌구하면서 중얼거린다

 

좀전에 같이 있었던 강당에 다시 들어간다 이제부터는 너혼자 헤쳐나가야한다 힘내라 속으로 응원하면서 차에 올랐다 이곳에서는 우는 사람이 별로 없다 춘천에서는 여러사람이 울었는데 아마 여기는 입대순서가 그럴 기회를 안주는것 같았다 집으로 오는길이 정체가 엄청 심하다 단 한번도 버스전용 차선을 타본적이 없었지만 버스 전용선을 타고 한남까지 휑하니 왔다 경찰에 걸려라 하는 일탈의 심정이었다 두번째라 괜찮을줄 알았는데 두번째임에도 아프다 첫째랑 똑같이 아프다 다만 두렵지는 않다 큰애때의 경험이 앞으로의 일정과 어떤 과정을 겪는지를 아니까

그래도 아프다 소주라도 마셔야겠다 현재가 입이 짧고 지저분하고 냄새나는것 싫어하고 잠이 많고 맘이 여려 상처를 잘 받는데 잘해내길 바란다 그냥 아비의 심정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