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편지 14
중대 : 4 소대 : 2 교번 :90 받는사람 : 강현성 보낸사람 : 아빠가 내용 : 현성아 오늘 편지를 여러통 받겠구나. 어제 밤에 아빠가 쓴 편지에 아침에 삼실에 와서 보니 5년도 입교생의 모친이 답글을 적어 놨더구나. 너무 걱정마시라. 잘 할 것이다. 대략 이런 내용인데 너무너무 감사하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그리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니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세상이 잘 굴러가고 돌아가는 이유가 있다면 각자 자기가 맡은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이 많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라 평소에도 생각한단다. 너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옆에 있는 누군가 힘들어하거나 괴로워하면 같이 아프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해라. 월욜 아침에는 운동 가는 것을 포기하고 7시 넘어서 나왔다. 점심시간에 운동하고 9시 이전에 네게 편지쓰고 그리고 오전중으로 소포 부칠려면 바쁠것 같아서 좀 늦게 나왔다. 현성아 아빠는 지난 07년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하고 지낸 것을 네가 잘알고 있을거다. 너도 무엇을 하든 꾸준히 성실하게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한다면 무엇이든 네가 원하는 바를 이룰수 있을 것이다. 어제 티브를 보니 양현석이가 했다는 말이 최선을 다했으니 잘될거야라고 하면 안된다고 하더라. 죽을 힘을 다했으니 결과에는 연연치 않는다라고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과정에 자신이 있으니 결과에 연연치 않을 수 있겠니. 진인사대천명으로는 설명 안되는 말이지.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들아. 삼실의 필기구외에 네가 주문한 것들은 넣겠는데 그외의 것들은 무었이 필요한지 몰라서 네가 구체적으로 편지에 써서 보내주기 바란다. 그리고 아빠가 보내는 손 편지는 소포에 넣어 보낼께. 주말에 엄마가 편지가 안들어간다고 토욜은 빼먹었다. 일욜은 아빠가 주말에는 하루 한통씩이라고 써 주었더니 알았다고 하더라. 엄마보고 왜 우냐고 물었더니 자식이 우는데 엄마가 어떻게 안울수가 있냐면서 눈물을 글썽이더구나. 이제 울고 그러지 말아라. 네가 울고 아프면 부모는 너보다 훨씬 더 아프고 대신했으면 하는 맘이란다. 아빠는 군기 세다는 의장대를 제대했는데 네가 겪을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 아프다. 이제 아픈 얘기보다 기쁘고 좋은 일들만 생각하자. 이제 4주만 있으면 수료할 것이고 자대가면 보름만 지나면 언제든지 볼수 있고 또 전화할수 있으니 걱정할게 뭐가 있겠니. 할머니는 토욜 늦게 도착해서 일욜 아침에 닭장에 갔더니 하나는 얼어 터지고 두개가 있더란다. 요즘은 닭 키우고 계란 수거하는 재미가 좋다고 하시네. 그리고 매일 마을회관에 나가셔서 점심은 거기서 해결하신단다. 쌀과 부식값 그리고 연료비를 지원해 주니 동민이 거의 전부 나와서 소일하시는가보다. 국가가 돈도 없다는데 이렇게 지원을 해주면 어쩌냐고 내게 물으시기도 하더라. ㅎㅎㅎ 노인분들이 나라 걱정을 더하시네. 이제 9시 10분전 그만 줄이고 손편지에 또 쓰마. 사랑하는 아들님 현성아 잘자라. 내일만 지나면 추위가 누그러진단다. 그리고 며칠 남지 않은 생일 무슨 선물을 하면 좋을까? 잘 생각해서 편지해라. 아빠가 구해서 보내줄께. 잘자라 현성아. 2016.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