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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과 이식 28일차

강동준 2024. 6. 6. 17:20

난 군생활을 대전 국립묘지에서 하였다 27개월 근무동안 약 2천명이상의 장병들을 안장시켜주었다 일반인이 이렇게 직업이 아니면서 장례를 많이 해준 경우는 드물것이다 더구나 한많은 장병들을 도와주었으니 우린 복받을거라고 군대 동기들과 얘길 했었다 지금 그 복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이식후 상태는 이렇다 백혈구 호중구 수치는 아주 좋다 적혈구와 혈소판은 어차피 외래로 통원하면서 1주일이나 2주일마다 빨간피나 노란피를 수혈해야하니 이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숙주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스테로이드를 맞는데 이게 문제다 부작용이 혈당을 상승시키고 근손실을 유발하여 기운이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불과 며칠전에는 아주 힘들어 혈당이 제어도 안되었고 매일 누워만 있었다 지금도 하루 세번 인슐린을 맞고 수액으로 시간마다 당체크후 조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이유로 퇴원 얘기가 나온지 수일이 지났지만 내가 흔쾌히 동의하지 못했던 것이고 입원해서 치료하는게 낫다고 생각하여 미루고 있었다 어제는 의사가 4번째로 퇴원을 권하길래 관계자들에게 자문을 하니 지금 처방되는 고단위 영양제가 혈당을 유발하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니 기운이 없는데 퇴원하면 경구약을 먹을수 밖에 없고 집안에서 생활하면 생활자체가 운동이고 비록 균형잡힌 영양식은 아니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자가면역체제를 활용하는게 더 낫다는 얘기다

아마 내일 의사가 회진올때 퇴원에 동의를 하면 빠르면 토욜 늦어도 주초에는 퇴원할것이다 다른 환자에 비해 오히려 퇴원이 늦다는 것이다  

5월말부터 약간의 음식을 먹기 시작했는데 당시 혈당은 생각지도 못하고 먹고싶은 욕심에 당이 높은 콜라 야구르트 과일등을 먹다가 며칠간 혼쭐이 났었다 이젠 당도 고려하면서 소식과 장에 부담이 없는 정도로 먹고있다 아직도 양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래도 잘 적응했다 어제는 하남사는 친구에게 도마도를 부탁했더니 퇴촌까지 가서 사다주었다 고맙다고 하니 오히려 무엇인가를 해줄수 있어서 거꾸로 고맙다고 한다 도마도는 얼마든지 사줄게 어서 낫기만 하란다 혈당이나 내 상태에서는 도마도가 정말 딱이다

이제 퇴원후 식단관리와 운동등 몸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야하고 준비해야겠다 오늘 입원후 처음으로 야외 옥상공원에 가보았다 며칠새 컨디션이 폭발적으로 좋아졌다 친한 친구가 여름에 꼭 부채로 머리를 가려서 걷고는 했는데 오늘 그 이유를 알듯하다 햇빛받은 머리가 유난히 따갑게만 느껴지더라

현충일의 젊은 시절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