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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전화

강동준 2023. 12. 18. 15:54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네

우리집에는 암묵적으로 금기가 있다 그건 내 동생에 대한 얘기다 30년이 넘은 이야기이다 운동선수도 하였던 동생은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도 졸업하고 잠시 집에 취준생 시절에 갑자기 뇌출혈로 불과 몇시간만에 생을 마감하였다 졸지에 일어난 일이라 황망하기 그지 없었다 당시 50대였던 부모님의 맘과 심정은 충분히 헤아릴수 있을것이다

어제 개령향교 관계자 여러명과 1박 2일로 속초를 다녀오셨다 90이 가까운 연세라 친구들도 몇명 남지 않아 여행을 같이갈 벗도 없는데 향교에서 노인들 끼리 가셨으니 재미 있었다고 한다 어제 부모님께 내 병명을 집사람이 알려 드렸다고 한다 알리지 말라고 했는데 숨길수가 없었다한다

전화는 아무래도 내가 하거나 모친이랑 통화를 자주 하는데 어제는 직접 전화를 주셨다
경상도 특유의 짧은 말 몇마디만 하셨다 아픈건 어쩔도리가 없으니 팔자라 생각하고 맘편히 가지거라 그리고 골수이식은 내가 해줄테니 걱정마라 마지막으로 계좌번호를 주거라 아프면 잘 먹어야 되니 돈을 보낼테니 맛난거 사 먹으라

아~~
아버지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만 흐른다 동생이 죽고난뒤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내게 보내주신 정성과 아까움을 잘 알고 있는데 또 자식이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은 느낌이다
어쩌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되지
무엇을 할까?

눈물만 흐른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