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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균실 퇴실이후

강동준 2024. 5. 22. 19:33

무균실 나온지 5일이다 이제 겨우 몸을 추스리고 몇자 적어본다
퇴실날은 오전부터 열이 살짝 있어 몸이 무겁기도 하다 얼마되지 않는 짐을 싸들고 걸어서 6인실로 왔다 불과 10미터이지만 엄청난 거리이다 집사람은 아직 절차를 밟느라 오지 않았다 오후가 되니 열이 점점 오른다 경구약 해열제 두알을 먹었다 열이 조금 진정되었다 불과 두어시간이 지나니 몸이 덜덜덜 떨리고 이빨은 딱딱 소리를 내며 요란하다 해열제 주사를 맞으니 진정이 된다 그래도 37도 후반이다 우리같은 환자에게는 열은 최악이다 다시 중환자실로 가는건 아닌지 두려움에 몸서리가 쳐진다 정말 다행하게도 더이상 열이 오르지 않았다

일욜은 항생제를 바꾸었다고 한다 열이 나는 이유를 알기위해 혈액검사를 하였다 야쿠르트병 3병이다 많이도 뽑는다 바꾼 항생제의 부작용은 설사이다 이날은 3일동안 한번도 화장실을 가지 않았는데 설사만 6번 하였다 기운이 없어 꼼짝도 하기싫다 처음으로 백혈구가 0을 찍었다 이젠 항생제만이 날 구할수 있다

피검사결과 혈액내에서 대장균이 나왔다 다행히 새 항생제에 잘들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이날도 설사만 6번 하였다 백혈구 0에 이어 호중구도 0을 찍었다 이젠 0의 시간을 최대로 줄이고 빨리 새로 들어온 조혈모세포가 건강한 피를 생산하길 바랄뿐이다 혈소판이 낮아 매일 노란피를 맞는데 이날은 오전오후 두번 맞았다

화장실 5번 다녀오고 이날 처음으로 적혈구가 부족해 빨간피 1봉지 노란피 두봉지 맞았다 감염 위험때문에 침대에서만 누워있으니 온몸이 뻐근하다 그래도 밖에 다니면 안된다 기운이 없다 아직도 백혈구 호중구는 0 이다

오늘은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결과를 보았는데 역시나였다 백혈구 호중구 0이다 어제부터 입안의 구내염이 확연하게 좋아져 내부에 조금 변화가 있겠지 하고 기대했었다 간호사말로는 기계가 판독하여 10이나 20정도의 호중구 편차는 있단다 오늘도 빨간피 노란피 1봉지씩 맞았다 화장실은 세번 다녀왔다 약간이라도 기운을 차릴수 있었다 내일은 바닥을 차고 오르는 숫자를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