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대 초반 국회 사무처 직원들중의 김천 출신모임에 나가니 고등학교 선배는 두분 계셨다 10년 선배인 입법고시 출신과 8년선배인 방호과 출신이 계셨고 그 다음으로 내가 선배였다 지역모임은 아주 많았다 안동 경주 포항 문경 등 웬만한 지역은 모두 모임이 있다 다만 구미는 출향인사가 별로 없어서 모임을 하고자 했으나 사람이 없어 모임을 만들지 못했다
처음 모임에 가니 여의도에서 모이지 않고 마포나 영등포로 가서 조용히 모임을 하였다 혹시나 누군가가 모임을 폄훼할까 우려하여 미리 몸조심을 하느라 1년에 두어번 밖에 모이지 않는데도 여의도를 피해 외곽에서 모이는 것이었다
인적구성을 보면 김고 출신이 대부분인데 입법고시 출신이 서너명 비고시 출신이 칠팔명이고 국회방송 방호과 보좌진이 한명씩이다 중앙고 출신은 입법고시 출신의 정환철 전문위원이 있는데 무을 출신이다 중앙고 출신중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 후배들이 국회 견학이라도 오면 앞장서서 챙겨주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성의고 출신도 두어명 근무하였다 김천여고 출신은 속기사 이거나 도서관 사서로 서너명 근무하였다
전국의 고등학교가 전부 3천여개가 있는데 김천 국회내 근무자는 도합 15명 정도이니 결코 적은 인원은 아니다 1년에 두어번 정도 비정기적으로 모여 간단히 저녁먹고 헤어지는게 전부였다
시간이 흘러 내가 어느정도 발언권이 있을 무렵부터 끈끈함과 애향심을 고취하고자 좀더 자주 모이고 정예화할 필요가 있을듯 하여 김고 위주로만 모였다 물론 예외로 정환철후배는 모임에 계속 불렀다 국회내 근무자에 더해 대외협력을 주업무로 하는 후배들도 참석하였다 또 언론사에 근무하는 출입기자들도 참석하였다 여의도에서 가끔 모이지만 모임의 식비와 간단한 2차 경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하고 있거나 국회와 약간이라도 관계가 있는 선배나 동기들에게 부탁하여 경비문제를 해결하였다 이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었다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또 내가 그만큼 짐을 지는 것이라 부담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도 같이 근무하는 고향선후배끼리 돈독한 우정을 쌓는 것에 비하면 그 정도의 부담은 견딜만 하다고 생각했다 국회 앞에서 사업을 하는 강동규 친구가 언제든 흔쾌히 자리를 함께 해줘 참으로 고맙기 그지없다 현대로템에 근무하는 김승룡후배도 변함없는 푸른 소나무같은 존재이다 산업부 공무원 출신으로 사업을 하시는 육홍수 선배님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해 주신 분이다 감사하고 고마움을 전합니다
잊을수 없는 사건은 송설59회 김용수가 막내라 총무일을 도맡아 하는 착한 후배였다 술도 잘 먹지 못하는 상주 모동의 촌놈이고 결혼도 약간 늦게 하였다 어느날인가 모임후 2차를 갔을때 카드를 분실하였는데 상당한 금액을 카드소지자가 사용한 것이다 신혼이고 급여생활자가 감당하기에는 금액이 너무 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만 보고 말았다 후회가 되는 일이다 당시 십시일반으로 경비를 갹출하여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지금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래도 국회 김고모임은 꾸준히 모였고 나름대로 자주 모이다 보니 끈끈함이 생겨 어려운 일이 있거나 문제가 생기거나 서로 도와줄 일이 있으면 힘을 보태고 알음알음 도움이 되었다
타지역을 보면 지역향우회에서도 그 지역 국회모임을 후원하고 또 지자체에서도 후원과 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연락을 긴밀히 하는게 일반적이다 마치 보리모임의 가장 큰 후원자가 대구시와 경북도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김천향우회나 김천시 서울사무소는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소통이 전무하고 아예 연락도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소통하지 않는 것은 결과로는 지역이 손해보는 것이다 활용가능한 인력이 상시 대기하고 있고 누구보다 애향심이 넘치는 우호적인 인력이 국회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한푼의 관심도 없는듯 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마도 옛날에 있었는지도 모를 시장과 국회의원간 알력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지역발전을 위해 없는 인맥도 만들고 로비할려는 타시군의 노력을 보노라면 헛헛한 웃음만이 나올뿐이다
김천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기업과 공공기관들도 국회 김천모임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김고출신은 사회의 곳곳에 진출하여 갑자기 국회에 올일이 생기면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분들이 찾아온다 행정적 절차나 업무프로세스를 잘 몰라 허둥대지 않도록 도와주거나 사람을 소개하는 일들은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보람도 있다 특히 예산 시즌이 되면 찾아 오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다 또 자신의 인사나 친인척의 문제 등 개인적인 민원도 많은 편이다 사적 영역인 일들은 대부분 해결도 어렵고 방법도 국회는 거의 없는 편이다
국회를 떠났지만 현재에도 근무하고 있는 훌륭한 후배들이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남은 공직생활 즐기면서 생활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았으면 더욱 좋겠다 먼저 은퇴한 사람이지만 또 여의도에서 만날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나에게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해준 후배이자 동료들이고 인생의 동반자였기에 그 고마움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다들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바래본다 전부 고맙다 행복한 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