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현성

훈련소 편지 17

강동준 2017. 9. 16. 13:56

중대 : 4 소대 : 2 교번 :90번

받는사람 : 강현성

보낸사람 : 아빠

내용 : 현성아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사격을 했구나. 야간사격 재밌지. 야광탄이 중간중간 나가면 꼭 장난하는것 같지만 조금만 실수하면 바로 생명과 관계가 있는 일이니 너를 위해서도 또 옆의 전우를 위해서도 항상 조심해야한다. 그래서 사격할때는 PRI를 하는데 언제나 정신집중을 하기위해 굉장한 얼차려와 집중력을 높이려 조교들이 군기를 세게 잡는다. 그래서 피가 나고 알이 배고 이가 갈리는 사격훈련이라고 하는거란다. 오늘은 날씨가 우중충한게 어째 아침에 일어나 학교가기 싫은 그런 날이다. 그래도 춥지 않아 다행이다. 담주 월욜부터 또 추위가 오는데 지난번 추위처럼 강한 추위는 아니다 하니 조금 걱정을 덜었다. 오늘이나 내일 계속 눈이 오지 싶다. 벌써부터 눈이 지겨운 일상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 강원도 전방쪽에는 늦으면 4월초까지 눈이 온다는구나. 현재가 어느 학교를 갈지 몹시 고민이 되나보다. 재수를 해서 좀 더 나은 대학을 갈까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인생의 길이 정답이 없으니 현명한 판단을 할수 밖에 없지. 내신에 비해 수능이 안나왔으니 본인도 답답할거야. 대학이 꼭 인생의 성공이자 지름길이 아님을 아빠는 여기서 무수히 보아왔다. 너도 인생의 길을 군에 있는 동안 차분히 생각해 보거라.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또 네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면 네가 행복한지. 여러가지를 생각해 봐야지. 그래서 아빠는 네가 행복한 일을 했으면 좋겠다. 또 그 일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이웃에게 인정받는 그런 일이 되었으면 한다. 잔소리네.ㅎㅎ 현성아 이제 내일만 하면 또 주말이다. 한주 한주가 참으로 빨리도 간다. 아빠가 널 보내고 맘 아파할때가 어제 같은데 이렇게 또 적응해 간다. 그만큼 현성이도 적응했겠지. 현성이와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했으나 어떻게 하다보니 아빠맘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한 것 같구나. 아빠가 같이 한강가자. 홍대가자 이렇게 한것들이 사실은 이런 시간이 오면 아빠가 후회할 것 같아 너랑 같이 보내자고 한것이다. 또 한강가면 너랑 이런저런 얘기한것들이 아빠에게는 좋은 추억이야. 네가 전역하거나 휴가나오면 아빠랑 술도 먹고 같이 놀러도 가고 영화도 보고 그러자꾸나. 너랑 영화 본게 몇편 안되자나. 저번에 둘이 홍대가서 영화보고 수제 햄버거 먹고 홍대를 싸돌아 다닌게 기억나네. 담에 또 한번 그래 놀아보자. 수능 친날 너랑 술먹은것도 기억나네. 네가 태어나 처음으로 술을 먹었다고 했지. 그리고 울면서 아빠를 미워했다고 잘못했다면서 아빠한테 미안하다고 했지. 현성아 이런것들이 아빠는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절이야.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아서 언제 또 그렇게 하겠니. 기회있으면 무조건 하고 봐야지. 사랑하는 아들님 현성아 언제나 즐겁고 재밌게 살아가자.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켜 줄수는 없지만 왜 그렇게 사느냐에 대해서는 알려주마. 네가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모른다. 오늘은 사설이 기네. 현성아 소포를 받았는지 몰겠네. 지난주말에 편지를 썼을텐데 아직 편지가 도착하지 않아서 썼는지 안썼는지 알수가 없네. 아무튼 현성아 오늘 하루도 수고하였다. 푹 자라. 자는건 잘하자나. 사랑하는 아들님 잘자라. 아빠가 목욜 아침 9시에.....

아직 마감안했네. 좀전에 엄마가 네 편지가 도착했다고 하네 16, 17일 쓴 편지래 아직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너무 늦게 왔네. 그리고 누가 또 편지를 뜯어보았다고 한다. 지난주 금욜 도착한 편지도 뜯어보고 반송함에 넣어 속상했는데 ㅠㅠㅠ 누군지 잡히기만 하면 초를 내 주리라. 낼 편지할께 잘자라 아들아

201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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