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행은 움직이는 독서다 17.1.8.

강동준 2017. 9. 16. 14:35

여행
그자체로 힐링이다

오후 2시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행담도 들러 잠시 휴식 그리고 여행인데 뭔 고속도로 이러면서 국도로 나와 삽교호를 들렀다가 당진에서 은행 볼일을 보고 단골 간장게장집을 패스하였다ㅠㅠ
국도를 타고 설렁설렁 예산 수덕사를 들러 보았다 여기까지는 자주 왔던곳이다
일행의 자식이 프로야구 선수와 프로골퍼라 절에 오니 지극정성이다 시주도 시주려니와 법당에서의 기도가 정성 그 자체이다 눈으로 봐도 묻어 나온다 그리고 이친구 장애 5급이다 그래서 3배드리는 모습이 애처롭다
허나 좋은점은 장애인 구역 주차와 주차비가 반값이고 입장료가 면제된다 그리고 이 친구 연기력이 일품이다 절뚝이며 매표소라 가서 장애인 잡지에 실을 기사작성이라면 전부 차량 탑승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해 준다 난 민망해서 고개만 숙이고 딴청을 피우기 예사다 참 재밌는 친구다 우리도 어쩌면 이런 요령들을 융통성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물론 법적인 부분은 예외로 하고 애교로 봐줄수 있는 한도내에서 말이다 각설하고
국도를 타고 쉬엄쉬엄 가는데 만경평야 참 넓더라 거의 지평선이 보이는 수준이더라 또 4차선 국도에 차가 없더라 다들 어디갔는지 ㅠㅠ
가다가 무창포를 가보자하여 수산시장에 갔더니 노량진과 같은 시스템의 작은 축소판이다 쭈꾸미샤브와 방어한마리 회를 사서 2층가니 회와 샤브를 먹는데 분위기나 맛이나 기대감때문인지 별로였다 소주 2병을 다 먹지 못하고 반병을 가방에 챙겨나왔다
다시 차를 타고 가다보니 장항까지 왔다 여기가 서천군 장항읍인지는 처음 알았다 근데 밤중에 보아도 쇠락한 모습이다 예전의 군산 장항을 책으로 머릿속에 기억하고 현재를 보니 그럴수밖에 없겠지 여긴 일제시대가 전성기였다 시내를 차로 휘휘 둘러보고 모텔을 찾아 가니 트윈배드가 3만원이란다
모텔에 트윈이라니 예전에 잘 나갔다는 늙은 매춘부 얘기같아 속으로 웃고 말았다 방에가니 70년대 건물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했지만 부조화가 심하다 그래도 3마넌인데 어쩌랴 가성비를 생각하면 감지덕지다
근데 이녀석 코골이가 보통이 아니다 잠못잘 내고생이 보인다ㅠ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폰을 보고 하는사이 6시 30분에 씻고 나가자하니 8시에 가자하여 군산을 검색하였다
한일옥을 향하여 금강하구언길을 지나 갔다 출근시간인데 차들이 없다 한일옥도착하여 맞은편 초원사진관앞에 주차를 하고 소고기무국과 콩나물해장국으로 시원하게 먹었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이집은 올해 꼭 가서 먹어야할 음식 12곳중 한곳이었다 가는 도중에 보았던 이성당에 가서 단팥빵을 조금샀다
별관까지 있고 빵을 먹는 곳이 식당처럼 넓고 사람들이 이른 시간인데도 북적인다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선곳이 근대화거리입구와 박물관이다 참 운좋은 날이다 옛군산세관 조선은행 쌀창고 거대한 금고등 제대로 왔다 이곳의 안내문을 보니 시내 근대화 건물들을 둘러보려면 걸어서 1시간 40분이다 또 초원사진관 이성당등도 당연 코스중 하나다 이곳은 장미동인데 창고장 쌀미자를 쓴단다 일제시대 쌀 수탈의 산증거를 본것 같아 애잔하다
군산 수산시장에 들리니 냉동갈치 생물고등어 각종 건어물 등 박스채로 파는데 정말 싸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랑 처음 먹어봤던 서대를 파는데 그냥 보고말았다 사올걸하는 후회가 든다 발길을 남으로 하여 고고
고창 선운사가는길에 부안 내소사가 이정표에 보인다 즉석밥같은 여행으로 무계획인데 가보자하면서 가니 절이 아담하다 역시 입장료는 나혼자 차를 타고 절까지 왔다 내려오면서 보니 입구에서 절까지 걷는 맛도 있기마련인데 그 차분한 즐거움은 포기해야 했다 내소사는 아늑한게 엄마품같은 절이다 주변 산세도 포근하다 또 절집도 사찰이란 느낌보다 제법 잘사는 양반집같은 분위기다 설명서를보니 이해가 간다 양반집같은 이곳이 스님들이 살던 요사채란다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조금더 내려오니 고창이다 선운사 가는길에 장어집들이 촌락을 이루네 절가는길에 장어라 매치가 잘 안되지만 발달된 풍천이 이곳이니 어떠랴 선운사는 주차비도 따로받는다 장애 2급까지만 무료이란다ㅠ
선운사는 백담사느낌이 물씬 풍긴다 아마도 산보다 편평한 곳이어서 그렇지 싶다 주변에 동백숲이 제법 있다 특별히 볼만하거나 남는것은 없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입구의 주차장의 넓이를 보면 행락철에는 수많은 인파가 올듯하지만 그냥 그런 정도다 이걸 알았다는게 굳이 말하자면 소득이다 오는길의 장어집이 차라리 생각난다ㅠ

영광가는길에 고창 보리밭을 가보기로 했다 1월 한겨울에 보는 푸른 보리밭을 연상하며 갔다 가보니 이게 뭐냐 겨우 몇천평이 전부네 이건 구미 낙동강가의 드넓은 보리밭의 십분지 일도 안된다 테레비가 날 속였다 3월의 봄바람에 일렁이는 보리밭은 모르지만 겨울 보리밭은 휑하다 규모가 너무 작다 이것은 사기다 비추다
이정표를 따라 영광 법성포로 갔다 법성포 뻘밭보다 더 큰 상가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집집마다 조기를 말리느라 냄새가 참 고약하다 끝까지 가서보니 옛 법성포는 조그만 공간이었다 산위의 작은집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생각보다 협소한 공간이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굴비정식집을 갔다 손가락만한 굴비구이 2마리 그것보다 작은 굴비 4마리가 들어간 찌개와 한정식 반찬 예닐곱 이게 만원이다 ㅠㅠ
맛난걸 조아하는 나로서는 남도 한정식도 아니요
굴비정식도 아닌것이다
돈을 받고 제대로 된 굴비정식을 팔아야 한다 법성포 한가운데서 굴비정식을 간판으로 해놓고 이래 내는건 사기다 이번 여행 옥의 티가 굴비 정식이다
목포를 가려다 내가 꼭 보고프고 먹고픈 것을 위해 담양을 향해 나섰다 내비가 참좋은 기계이다ㅎㅎ 소쇄원을 둘러보는데 이녀석 불만이 많다 또랑과 정자보고 돈을 2500원을 냈다고 투덜댄다 난 그래도 책으로 봤고 낙향한 선비와 벼슬을 포기할수밖에 없고 스승이 역적이 된 상황에서 인간이 어디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살수 없는 환경에서 만든것이려니 생각하니 짠하다
또 항주 넓은 평원의 대저택의 정원을 본터라 비교가 무의미하나 나름 생각해볼만한 정도는 된다 우리가 자랑하는것들이 대부분 우물안 개구리일수도 있다는것도 가르켜야한다 드뎌 내가 이번 여행에서 꼭 먹고싶던 떡갈비를 향해 고고
검색해보니 소쇄원 아주 가까운곳에 수려재라는 한식집이 있다 1인당 만오천원 떡갈비를 시켰는데 한정식으로 푸짐하게 나왔다 이건 퓨전이다 전통 남도 한정식이 아니다 자고로 남도 한정식은 젓갈과 재료의 다양성이다 이집은 퓨전이다 더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주차장과 대기하는 천막을 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는데 블로거와 폰이 도와주는게다 그렇다고 못먹을 정도는 아니다 내 기대가 큰탓도 있다 이제 남원으로 향해가니 날이 어둡다 순창에 들러 고추장을 맛보고 싶으나 패스 담에 들리리라 광한루에 오니 야경이 너무 좋다 어딜 찍어도 작가가 된다 밤이라 입장료도 없다 이건 행운이다 입장료가 아닌 야경이 행운인것이다 참 조으다 피곤을 풀어줄 숯가마를 찾아 주천으로 구례산수유 마을로 헤매다 구례읍내 모텔에 도착하였다 방에서 불족발로 겨우 소주한병으로 피곤한 몸을 누이게 만들었다
아침에 눈을뜨서 티브를 보니 TVN에서 군산근대화거리에 대한 얘기를 장장 40분에 걸쳐서 상세히 설명한다 간곳도 못간곳도 있지만 잘 다녀왔다는 생각과 우연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도 거른체 구례화엄사를 가니 이른 시간임에도 입장료를 받네 화엄사는 국보가 4개 보물이 여러점 있단다 그중 기억에 남는것은 각황전 이건 경회루 다음으로 큰 건물로 숙종때 지었단다 각황전 앞의 쌍사자 석등 6미터가 넘는 최고로 큰 석등이란다 그리고 각황전 괘불탱화는 보는 눈이 없으니 몰겠다 4사자석등은 보수중이라 출입금지다 화엄사는 내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크고 웅장하다 또 현대사의 비극인 625때 소각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차일혁경무관의 얘기도 가슴 뭉클하다 우리가 상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용기와 배짱이 있을까? 잠시 반성해 본다
화엄사의 유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각자 보더라도 꼭 가보기를 권한다 거대한 석등과 그것을 덮어버리는 더 거대한 건물 그앞의 보통이라면 큰 건물이었을 대웅전의 얌전함 더 큰 매력의 소개를 거부한 토벌대장의 용기를 보려면 직접 눈으로 봐야한다
구례에 화엄사가 있다면 하동에는 쌍계사가 있다는 말에 섬진강변을 따라 가는길이 참 좋기만하다 쌍계사가는길의 벚나무는 참 대단하다 난 이곳을 90년도쯤 왔었는데 기억이 없다 차밭이 참으로 보성에 비해 아담하다 쌍계사는 대웅전과 비석 그리고 바위를 덮는 나무의 생존력을 보여주는것 말고는 없다 다시는 쌍계사에 안갈것이다 누가 가자하면 입구에서 곡차를 먹는게 낫다 대웅전 앞의 8층탑은 어느부부가 시주한것이고 계단옆의 받침돌에는 서울 어느 가족의 손자까지 새겼고 대웅전 부처님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대웅전 뒤에는 진신사리를 모신 부도를 맹근 대시주자들의 비석과 산의 자연석을 깎아맹근 부처님들의 날카롭고 짜증스런 모습을 보노라면 금강산에 새긴 김일성만세보다 못하다는 생각이다 그들은 이념이지만 이것은 돈자랑으로 후손발복을 기원하는 이기적인 놈들이다 차라리 그돈으로 어려운 이웃이나 돕지
쌍계사를 나서면서 고약한 중놈과 대시주자들에게 침을 탁뱉고 나섰다 다신 안간다
하동으로 오다보니 토지의 최참판댁이다 책을 완독하지 않은것을 또 후회한다 로마갔을때도 똑같은 후회를 했는데ㅠㅠㅠ
토지의 줄거리를 생각하며 드넓은 벌판과 강을 보면서 상상할수밖에 없다
어차피 최참판은 상상속에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오가며 파는 장사치나 유명브랜드 커피집을 용서할수 있는것도 토지가 주는 너그러움일 것이다 이곳은 상상하기위해 들리는 곳이다 들과 강과 산이 상상을 도와준다
하동을 지나 남해로 간다 남해대교를 보니 80년도쯤 수학여행때 충무에서 배를 타고 지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라고 배웠고 최고 큰 현수교는 금문교라고 배운 기억이 새록난다 지금보아도 크다 4차선 확장을 위해 옆에 똑같은 현수교를 시공중에 있다
남해는 다랭이논 보리암 독일마을 회를 먹으러 왔다 먼저 독일마을을 들렀는데 남자둘이라 차로 지나쳐왔다 커피나 수제 쏘세지 이국적 풍경은 애시당초 남의 일이었다 또 이곳은 관광지이지 사람사는곳은 먼 예전의 일이다 바다가 보이는 예쁜집에서 커피나 피자 햄버거를 먹고 싶으면 가보라
난 그곳보다 차라리 홍대를 추천한다 아니면 연남동이거나
독일마을을 지나 다랭이논으로 가야는데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쌍계사 밑 화개장터에서 먹은 오뎅4개와 번데기한컵이 오늘의 아점이다ㅠ 다랭이논 가는길에 미조에 가니 멸치회와 멸치쌈밥이 보인다 남해의 현지식이다
허름한 곳을 골라 먹어보니 허름하다
처음 맛보는 음식인데 냉동재료라 맛이 없다 다음에 제철에 와서 제대로 먹어보고 싶다 냉동 해물은 퍽퍽하기만 하다 그래도 신선한 재료는 이런맛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이 기대된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다랭이논으로 가니 상상밖으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시골에 가면 흔히 볼수 있는 허물어진 빈집같다 규모도 초라하고 잡초만 무성한 논도 허물어져 속살을 보여주는 논도 있다 대실망이다 대충 사진만 찍고 돌아서 가자며 나섰다
남해는 마늘농사늘 많이 한다 근데 첨으로 안게 또있다 노지시금치가 그야말로 노다지다 비닐로 덮은 시금치 천국이다 지나던 마을회관에 들러서 물어보니 1키로에 4천원이란다 도시주부들이 먹기좋게 다듬고 포장하는데 포장하는만큼이 일당이란다 다듬지 않은 시금치 2키로에 5천원을 주고 샀다 단맛이 나리라 기대하면서 샀다
이제는 집으로 가야한다 가는길이 꽤나 멀기도 하거니와 복잡하다 이제부터는 고속도로를 가야한다 하동에서 고속도로를 올렸다 남해고속도로 순천에서 완주 순천간 고속도로 익산에서 익산 장수간 고속도로 익산에서 호남고속도로 여산에서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 천안에서 앙재까지 경부를 타고 과천에 오니 8시 집에오니 9시전이다
사온 이성당 단팥빵과 먹다남은 불족발때문에 욕먹었다
빵은 왜 한종류만 사왔냐 흰크림빵 조아하는데 왜 안샀냐
먹다남은걸 왜 싸왔냐
대충 이런 레파토리다 먹다남은 족발로 소주한잔 했다 푹 자야지 ㅎㅎ
아침에 일어나 이 글을 쓴다 계획없는 여행 꼭 가보기를 바란다 특히 부부가 같이 가면 좋을까 싸울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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