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추억의 뿌리임을 자각할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너러실의 추억의 책갈피에 언제나 먼저 떠오르는게 있다
그건 계단식 논에 하나씩 있는 둠벙이라는 작은 물웅덩이에서 바가지나 대야로 물을 퍼고 나면 바닥에 있던 한겨울 미꾸라지를 끓여 먹었던 맛이다
그게 언제인지는 모른다 다만 한겨울 얼음을 깨고 잡았다는것과 또 물을 펄수 있을 만큼의 나이는 먹었으니 중학생 정도일거다 이건 승호가 같이 잡았으니 더 잘 알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지금 외삼촌 창고쯤과 그 일대의 둠벙을 퍼면 한군데에서 불과 몇마리의 미꾸라지를 잡느라 여러개의 둠벙의 물을 퍼야만 했다 그래서 잡은게 작은 바가지의 반 정도 였을거다
그것을 가지고 작은집으로 가서 작은 할머니가 된장풀어 끓인 추어탕이라기보다는 찌개에 가까운 그 음식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각인되어 있다
딱히 한겨울에 넣을 재료가 없었을 시골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된장 고추가루 마늘 무우 파 이 정도 양념이었을거다 또 그때는 술도 먹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술과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맘이 든다
작은집과 할머니의 추억이 여럿이 있지만 내게는 미꾸라지 찌개는 영원히 남아있다 아마도 미꾸라지와 함께 연관 검색어처럼 죽을때까지 작은할머니의 모습으로 남아 있을것이다 이것으로 작은할머니는 내가슴에 영원히 살아 계시는 것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런 존재가 미꾸라지인 것이고 또 음식이란 맛이 아니고 추억이며 환경이자 영원한 기억인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너러실의 추억을 떠올리니 갑자기 드는 생각이다
너러실의 추억은 내게 어린시절 추억중의 대부분이다 김천에서는 혼나고 매맞는 추억이 더 많은게 사실이다 김천은 아픔과 함께이고 생활이라 어쩔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너러실은 평온하고 좋은 추억뿐이다
추억의 책장을 하나씩 넘겨보면 참 아름답다
그 앨범 선물을 꺼내어 보여주고 싶다
작은집과 할머니의 추억은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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