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노년을 위한 준비

강동준 2022. 5. 2. 15:37
행복한 노후생활 연습
ㅡ친구와의 여행ㅡ

남자 친구와의 단둘이 가는 여행을 몇번 해본적이 있다 제주도를 3박한적도 있고 또 세번정도를 동해 서해 남해를 돌아본 기억이 있다 패턴이야 거의 비슷하다 목적지 없이 차타고 가다가 맛난것 있으면 먹고 술한잔 하면 쉬어가고 적당한 모텔이 있으면 아무데나 들어가 밋밋한 안주에 소주한병이면 족한것이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젊은 시절 취미를 모르고 살아왔기에 은퇴후 가장 쉽게 하는게 운동이고 또 돈이 적게 들어가는게 등산이라 대부분 배낭에 도시락과 막걸리 한병과 생수로 집 근처의 산을 다니는게 다반사이다 좀더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스크린에 모여 실내 골프를 하고 국밥 한그릇과 소주반병으로 일과를 마무리 한다 그외의 사람들은 취미로 악기를 배우거나 요리를 배우거나 서예를 하거나 그림 그리고 텃밭에 신경을 쏟거나 종친회 동창회등 모밈에 시간과 정력을 쏟는게 일반인들이다 경졔적으로 기반이 있으면 시내에 사무실을 내어 여비서를 두고 사랑방처럼 친구들과 사용하기도 하고 각자의 직업에 어울리는 정보교류와 협조를 통해 투자를 하기도 하고 일과를 보내다가 주말이면 라운딩을 하고 맛난 음식 여행도 하고 해외여행도 즐기면서 상류층의 삶을 즐기는 것이다

김천이란 도시는 금릉군에서 농민들이 농축산업을 통한 소득으로 인한 경제적 유입과 시내에서는 김천시와 공공기관에서 생산력을 통해 발생하는 경제적 활력이 기존의 경제패턴인 도시였다 그래서 작거나 적은 먹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다보니 인간관계의 삭막함과 금전만능주의와 조선의 유교를 통한 선비정신은 경북 북부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하겠다 20대 총각시절부터 이런 김천의 환경속에서 자영업을 계속 유지하여 성공했다는 것은 대인관계의 원만한 성격과 말썽될 만한 일과 말을 삼가하고 살았다는것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그만큼 김천이란 도시가 갖는 폐쇄성과 이기심 그리고 비타협적인 질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천에서 꽃집으로만 평생을 살았고 또 자식이 물려받을 만큼 한사람 건너면 다 아는 협소한 체험적 공간에서 살아온 친구랑 이번 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사설이 긴 이유는 이런 친구랑 같이하니 나쁜건 일절 없고 모든게 원만하고 다 좋은 여행일수 밖에 없었다 내겐 행운이자 감사함의 극치인것이다
인디언 속담이 생각난다 빨리 갈려면 혼자서 가라 멀리 갈려면 둘이서 가라

제일병원에서 아버지의 심장혈관 막힘에 대한 시술을 할것인가 약물치료로 가능한가를 두고 검사하고 실제 투영하여 약물치료를 하는것으로 결론이 났다 오후 3시에 동맥을 뚫었는데 지혈이 원만치 않아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원하셔서 집에 오셨다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친구랑 맘편히 여행을 할수 있겠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 10시에 만나서 출발을 하였다 목적지를 정하진 않았지만 4월말이 멸치회 시즌이라 기장을 들러서 멸치회를 먹고 남해안으로 가자는 대강의 목적지를 정하고는 출발하였다

혁신도시를 지나 약목으로 또 구미 천평을 거쳐 군위 부계 석굴암에 갔는데 길도 낯설고 입구도 모르겠고 비도 오기에 그냥 입구에서 차를 돌렸다 영천 신녕으로 향했다 계속되는 전화로 주문하는 벨소리와 필기의 어려움에 운전은 내가 해야만 하였다 김천에서 제일 잘 팔리는 꽃집에다가 시청의 보직인사가 있었나보다 거기에 더해 김천 사람들의 안면장사 즉 사장에게만 직접 주문하여 생색을 내다보니 어쩔수 없었다 전화가 불이 날수밖에 없다

경산에 와서는 예전 다녔던 대학교에 들러 옛시절을 추억할려고 해도 4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는지라 건물도 낯설고 방향도 낯설고 익숙치 않다 그래도 온김에 학식을 먹기위해 학생회관으로 갔다 우산하나에 둘이서 꼭붙어 걸어가니 마음은 20대 시절로 되돌아 간 기분이다 어눌한 발걸음으로 식당을 찾아 헤매다 보니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았다 다시 올 기회도 없을터인데 안타깝다 학교앞 분식점으로 갔다 84년도 라면 한그릇이 300원이었고 소주에 써니텐을 막걸리에 사이다를 타서 먹었다는 추억을 더듬거리며 분식점에 들어갔다 주인여자왈 드실만한게 없을건데요 이런다 이게 머선일이고 손님을 거부하네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렸으니 어쩌면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말일게다 옆테이블에서 밥을 먹는 여대생들보다 더 나이가 많은 아들을 둔 장년이니 그럴만 했다 라면과 김밥을 주문할려니 이집에는 없단다 분식집에 라면이 없는집도 있구나 체인점이라 그렇다고 주인이 머쓱해 한다 다시 나갈수도 없고 처음먹어보는 컵밥 두그릇과 우동을 시켰다 컵밥 3천원 우동 4천원 1만1천원인데 이 금액을 오바하면 써비스로 꾼만두나 쿨피스를 준다기에 우린 쿨피스가 처음 나왔을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쿨피스 한팩을 받았다 처음 먹는 컵밥은 스팸과 돈까스였는데 우리가 먹기에는 힘들었다 밥도 스팸도 돈까스도 소스도 전부 냉동식품이거나 대용량에 담기는 제조회사의 맛이다 난 결국 남겼는데 요혁이는 식성이 좋더라 주인에게 실없이 40년전에 왔었다고 의미없는 말을 하니 아무런 대답도 없다 우리에겐 추억이지만 그들에겐 어려운 손님이었던게다

비가 계속 오는데 급한일도 없는지라 경주를 들리기로 하였다 국도를 쉬엄쉬엄 가다보니 만불사도 보이고 무열왕릉도 지난다 교동김밥집으로 갔다 경주최부자집 옆에서 오릉옆으로 전용건물을 세웠네 밥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두줄만 포장했다 헐 김밥한줄에 오천원이다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주 교동김밥은 계란지단이 밥만큼 많이 들어간게 특징이다 아무리 계란값이 올라도 넘 심하다 이래서 전용건물을 올렸구나 싶다 친구 맛보라고 들렸는데 기분이 별로다

다시 차를 타고 큰길로 나오니 반월성이다 곧 경주박물관이 나오고 불국사 방향이다 우린 기장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이니 감포를 거쳐 울산을 지나가기로 하였다 불국사쪽에서 감포가는 길이 새로이 생겼나보다 아마 한수원 때문이리라 국회근무할때 한수원 사람들이랑 잘 지냈는데 세월이 흐르니 다들 전역하고 잘 살겠지 터널을 나오니 곧 감은사지이다 이곳을 몇번을 와도 참 마음이 편하다 요혁이는 주문도 받아야하고 내 설명도 들어야하고 화장실도 가야하구 바쁘다 감은사지 3층 석탑을 보면서 유구한 세월을 느껴본다 실제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되는 수중 문무왕릉이 보이는 이견대를 가니 공사중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정득이의 매장이 있다는 울산 모다아울렛이다 김천과 비교하니 규모가 엄청나네 맛있는 홍시차를 먹고 1층에 있는 네파를 들러서 벼르고 별렀던 트레킹화를 하나샀고 요혁이는 트레이닝복을 샀는데 입고 나오는데 날씬하다 머리만 염색하면 몸매가 30대처럼 보인다 정득이 가게는 희성이가 낙점하였다고 하는데 장사에 무지한 내가 보기에도 에스칼레이트 바로 앞인데다가 1층이라 목이 좋아 보인다 친구 잘둔 덕이다 정득아

차를 타서 국도로 가니 온산공단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배관설비와 파이프들이 마치 다른 세상처럼 느껴진다 도로는 무거운 화물차들이 눌러놓은 자국이 마치 스키 컨트리크로스 경기장 마냥 두줄로 이어져 있었다 엄청난 공단 규모이다 여수보다 더 크다
정득이가 기장 대변항에 들리면 반드시 간다는 장군회집에 갔다 포구 약간 안쪽이다 평일이고 비가 온날임에도 제법 손님이 많다 둘이 턱하니 앉아 멸치 무침회랑 멸치 조림을 시켰다 서빙하는분께 숙소가 있냐고 물으니 자기는 모른다고 하네 이집은 손님이 너무 많아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되는 곳이다 주말이면 미어터진다고 스스로 말해 준다 초장맛으로 먹는 무침회 양미리를 간장에 조린듯한 조림이다 무침회는 남해에서 먹어 보았으니 아는 맛이다 조림은 일식집에서 먹는 고등어나 청어조림보다 못하다 그냥 상상하는 맛이다 옆테이블을 보니 튀김도 먹는데 크기와 튀김옷을 보니 미꾸라지 튀김보다 약간 더 크다 아마 맛도 비슷하리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7시 50분이다 소주를 각1병씩 먹었다 소주 하나 더 주세요 하니 8시에 마감이라고 가라고 한다 1병 더 먹어야 튀김도 먹는데 아쉽다 이제 겨우 8시인데...
밖으로 나오니 답답하다 술을 먹었으니 운전도 어렵고 주변은 불도 거의 다 꺼져서 어두운데 숙소는 어떻게 구하지 하는 안타까운 맘이다 포구 반대편을 보니 모텔인지 호텔인지 보이는듯 하다 차를 타고 가보니 호텔인데 불이 꺼져있다 걸어서 찾아보니 허름한 모텔이 보인다 연서 지긋한 할머니가 5마넌이라기에 두말도 않고 키를 건네받아 올라가니 대실후 청소도 안되어 있다 이방은 못자겠다 방을 옮겨 6층에 가니 침대방이다 방에서 보니 멀리 편의점이 보인다 소주 3병과 오징어땅콩과 맛살이 오늘 안주다 경주에서 산 김밥과 과자를 안주삼아 둘이서 3병을 먹고 잤다 요혁이 부끄러운지 나와 거꾸로 잔다

목욕중독인 요혁이는 저녁에도 샤워인지 목욕인지 한참을 있더니 아침에도 오랫동안 혼자서 즐긴다 대변항의 멸치를 그물에서 터는 광경과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아침에야 배가 나가기 시작한다 천천히 포구를 산책하고 밥을 먹으러 가야했다

대변항에서 해운대를 가다보니 롯데어드벤쳐가 있는데 규모가 에버랜드보다는 작지만 롯데월드보다는 엄청 크다 한참을 롯데 왕국을 지나야 했다 해운대 가기전 달맞이 공원을 지나야 하는데 네비를 잘못 알아 산길로 가니 옛날도로다 굽이굽이 가니 달맞이 공원이 멀리 보이는 기장의 앝은 공원이다 조금 걸어가보니 정자가 있다 멀리 오륙도와 동백섬과 해운대 마천루가 보인다 바람이 불어 춥다 배도 고프다 해운대 금수복국에 도착하니 9시가 되었다 손님이 줄을 잇는다 까치복 한그릇에 2만원 비싸다 양은 적지 않다 맛은 술국이니 시원하다 해운대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변으로 가니 모래성을 쌓는다 아마 축제를 준비하는듯 하다 거대한 모래성을 포크레인이 바쁘게 다닌다 주변에도 소나무 이발과 분무기로 소독과 주차장 정비로 시끄럽기만 하다 해안에는 산책과 운동하는 사람이 제법 있다 한강만큼은 많지는 않다 차를 타고 동백섬 반대편으로 가니 엘시티가 있고 미포항이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해운대 끝은 미포항이다
여기에는 구동해남부선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선로를 따라 송정해수욕장까지 해안열차가 달린다 열차위에는 미니 궤도를 움직이는 하늘 궤도가 있다 왕복으로 티켓을 사서 열차를 타니 바다쪽으로만 좌석이 있는데 천천히 움직이는 관광상품이다 송정해수욕장에 내리자 마자 바로 다시 입장하여 열차를 탓다 중간에 내려 천천히 걷다보니 해안 경치랑 거대한 향나무가 눈에 보인다 또 기찻길옆 포구가 느릿하게 보인다

미포항 열차타는 곳이 바람이 엄청 부는데 앞을 보니 엘시티와 아파트가 바람길을 확실히 내어주는게 눈앞에 훤히 보인다 자연은 언제나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이제 처음보는 광안대교를 지나 국제시장으로 간다 부산의 교통상황이 최악이라는데 평일 낮이라 그런지 도로는 한가하다 광안대교는 차를 타고 지나니 잘 모르겠다 이게 당연한 일이겠지 국제시장 공셩주차장을 한바퀴 헤매고 가니 오랜 건물이라 주차장도 협소하고 주차면도 조금이다 초보운전은 주차도 못할 지경이다 국제시장에서는 난전에서 파는 비빔당면을 꼭 먹고 구경할 참이다 길도 모르고 숫기도 없는 우리는 무작정 이골목 저골목 돌아다녀도 비빔당면을 파는 골목이 없다 검색을 해 보아도 어디인지 모르겠다 주변 상인이나 안내소에 물어보면 되는데 둘다 어리석고 숫기도 없어서 그냥 시장네거리에 있는 큰 분식점에 들렀다 소면 비빔당면 밀면을 카운터에 주문하니 숫자가 적힌 깃발을 주면서 탁자에 세우라 한다 깃발을 탁자에 꽂고 기다리니 음식이 금방 나온다 소면은 옥수수면을 삶아 놓았다가 육수를 부어주는데 국수는 퉁퉁 불었고 육수는 끓인게 아니라 식당용 육수를 물에 희석해서 주는것이고 밀면은 그야말로 짝퉁이다 소면과 냉면육수를 적당히 믹스한 맛이다 비빔당면은 처음이라 기준이 없어 말은 못하지만 돈주고 사먹을 맛은 아니다 욕나오기 직전이다 어제 점심은 속는걸 알았지만 시장내 식당이 장사 이래하면 안되는데 하는 맘뿐이다
둘이서 다시 시장을 배회하다 오뎅골목에 들어서서 물떡을 먹었다 가래떡을 오뎅국물에 담갔다가 먹는 맛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볼것도 없다면서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10분에 700원이다 지방치곤 비싸다 차를 조심히 운전하여 나오는데 큰길가 골목에 난전이 보인다 주차장 바로 옆이 난전인데 여길 못찾고 헤매다니 참 바보스럽다

국제시장에서 영도는 가깝다 영도다리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하면 삼진어묵 본점이다 여기는 다양한 오뎅도 많지만 내 기억에 남는것은 여러가지 재료로 속을 채운 오뎅고로케가 맛있었던 것이다 수년전에는 하나에 700원이었는데 이젠 하나에 2천원이다 고구마 감자 치즈 새우살 단호박 청양고추 등등 종류는 더 늘었다 하나 맛보니 기름이 많아 느끼하다

차를 타고 사하구로 감천 문화마을을 꼬불꼬불 지나서 을숙도 가덕도를 지나니 해저터널이고 거가대교를 지난다 전부 처음 가보는 곳인데 요혁이는 다 왔던곳이라 한다 바빠서 여행 못간다더니 나보다 더 많이 다녔구나
거제 외포리에 있는 김영삼 생가에 들렀다 거제멸치를 선물하였던 대선주의 집치곤 규모가 크지 않았다 물론 상상만큼보다 작았다는것이지 집이 작다는건 아니다

차를 돌려 거제포로수용소를 가는데 이곳 거제 시골에도 초고층 아파튼가 즐비하다 조선소가 호황이었던 시절에 높이 지어진 아파트가 섬이라고는 생각을 못하겠다 포로수용소는 입장료긴 외지인은 7천원이다 주차료금도 별도로 주어야 한다 장난감 비슷한 비행기 헬기 탱크와 촬영 소품 비슷한 포로시설을 재현한 건물 몇개가 전부이다 컨덴츠도 진부하고 규모나 사실감도 떨어지고 교육적 가치도 형편없다 사기업에서 이렇게 했다면 이곳은 망해도 벌써 여러번 망해야 했다 두번다시 오고싶지 않을뿐더러 사기당한 기분에 억울하기까지 하다 옆에서 요혁이도 같이 씩씩거리면서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한다 요혁이까지 이럴 정도니 말안해도 알것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왔던 지세포항의 거미새 라면과 톳김밥이 생각나고 고딩 동기가 이곳 지세포에서 경찰로 근무한다기에 지세포로 향했다 백종원이 솔루션한 거미새라면은 거제미역과 보리새우를 고추가루에 볶아서 라면을 끓일때 한숟가락 넣어서 만드는 라면이다 나도 이것을 사무실에서 한통 만들어 두었다가 라면을 먹을때 해먹던 것이었다 라면 원조집은 재료가 소진되어 문을 닫았다 그 골목이 비슷한 집이 많아 아무데나 들어가 톳김밥과 거미새라면을 먹었다 그냥 평균은 하는 맛이다 근데 이식당 주인이 고향이 선산 교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세포 치안센터장을 하는 친구를 잘 안다고 한다 별로 영양가없는 농담을 주고받고 모텔이 있냐고 물으니 딱하나뿐이라고 한다 모텔은 그럭저럭이다 짐을 풀고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포구 가까이 횟집이 소란스럽다 가까이 가니 해녀가 직접 잡았다는 해삼이 엄청나게 크다 킬로에 3마넌인데 두마리가 1킬로이다 손보다 큰 굴은 1킬로 마넌이다 해삼과 굴은 사고 멍게는 조금 서비스로 얻었다 해삼 내장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얼른 달라고 하여 입에 넣으니 향보다 너무 짜다 와다향은 나지 않는다 모텔에 들어와 준비한 해산물과 소주를 펴고 먹을려는데 박학정이 저나가 왔다 오늘 방범대 출범식인데 친구들이 왔다고 행사만 끝내고 일찍 왔단다
소주세병을 나발불듯이 종이컵에 먹으니 금방 바닥이다 이 친구 자꾸 나가서 먹자는데 갈등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인데 너무 신세늘 지는것도 미안하고 그렇다고 매정하게 거절할수 없구
잘아는 까페에 가서 이친구 살아온 얘기를 들으며 맥주를 먹다보니 제법 많이 마셨다 시간도 늦었고 병수도 늘었다
학정이는 어모 출신인데 의경으로 군생활하고 바로 경찰이 되었는데 정보만 25년 경찰 32년차라고 한다 집은 부산이고 주말부부이란다 의경때 고1이던 첫사랑이랑 결혼하였다고 자랑이다 참 신기한 결혼이다 시골 지서정도되는 곳에는 정년을 조금 앞둔 나이많은 경찰이 낮근무만 혼자서 하는 시스템이라는데 첨 듣는 얘기라 신기하더라 지서 2층에 숙소가 있고 청소는 이틀에 한번 와서 해준다너 또 식사는 알아서 먹는다는데 지세포항의 규모를 보니 마땅히 먹을만한 곳들이 많지는 않더라 근무하는 치안센터에 와서 둘러보니 홀애비 냄새가 나는듯 하다 삶은 계란과 건강식으로 양파즙 사과 몇개가 이 친구의 아침이라는데 어쩌면 이시대의 가장의 무게가 아닐까 한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봐두었던 목욕탕에 가니 4천원이란다 적당한 시설인데 창가로 보이는 바다의 뷰는 백만불짜리이다 조용한 목욕탕도 좋지만 바다가 보이는 풍경은 참 좋다
목목후에 학정이를 만나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학정이랑 헤어져 통영으로 향했다

거제에서 통영으로 가면서 꼭 보고 싶었던 곳은 임진왜란 당시 원균이 대패했던 칠천량과 한산대첩의 시발지였던 견내량이었다 운전중 유심히 보니 거제쪽에서 가까운 곳이 칠천량이고 통영쪽이 견내량이다 량이란 지명은 섬과 육지가 아주 가까운 곳을 부르는 말이다 명량도 마찬가지이다 아주 좁은 곳을 말한다 통영 미륵산을 케이블카로 올라가서 걷기 싫지만 미륵산 정상에서 보니 한산도대첩지와 당포해전지가 코앞이다 멀리 매물도 연화도 청산도가 가물거린다 술을 먹으면 어디를 가든지 영역표시를 하는 요혁이를 기다리며 여러가지 상념에 잠긴다 통영항에 와서 배시간표를 보니 한산도행이 바로 있다 중학교때 수학여행 온 이후 한산도는 처음이다 44년만인가 보다 선착장에서 걸어가는길은 생각이 나고 제승당 수루 활터 비석등도 어렴풋이 생각난다 문화해설사가 말하길 4월 28일이 이충무공 탄신일이란다 그래서 오는길에 해군의장대와 별셋이 걸어나가더니 충무공영정앞에 탄신기념 화환이 놓여있었구나 어느 물리학자가 이순신장군이 한번 숨쉬는데 얼마의 부피이니 우리가 숨쉬는 공기가 이순신장군과 겹치는 정도를 계산했다고 말하던 생각이 나서 나도 심호흡을 해 보았다 참고로 이순신은 셋째아들인데 공의 부친께서 중국의 전설속의 왕들인 복희 요순을 응용하여
희신
요신
순신으로 작명하였다고 한다 충무공은 선조를 모셨는데 순임금은 아니라 애석하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정유재란때부터 공은 매달 임금께 인사하는 망궐례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니 선조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미루어 짐작이 된다
제승당을 둘러보고 배를 기다려 통영에 와서 배가 고파서 김밥집으로 뛰어갔다 충무김밥은 역시 오데무침 석박지김치 오징어 무침이 있어야 제맛이다 그것도 넉넉히 주어야 하는데 서울에서는 그 양이 적어 먹는둥 마는둥이다 한산도 들어가는 배에서 구운 계란과 오뎅으로 허기를 면했다지만 충무김밥은 역시 통영에 와서 먹어야 제맛이다 차를 타고 통영시장으로 가니 주차장이 공사중이라 멀다 피곤하기도 하다 시장에는 다양한 횟감이 있지만 오늘은 집으로 가야한다 영업 잘되는 꽃집이 선거가 있어 화분 주문이 많다 팔 화분이 부족하다니 빨리 가야한단다 시장에서 미역귀와 파래를 한봉지 샀다 미역귀는 주전부리이고 파래는 양념에 무치면 옛날 도시락 반찬이 생각난다 이제 집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긴글을 쓰면서 하지 않은 말은 요혁이랑 긴 시간을 보내며 나누었던 둘만의 대화들 물론 평범한 일상 이야기이지만 그 대화가 내가 말하고 싶었던 노년보내기가 아닐까 한다 2박3일간 단 한번도 역정내지 않고 즐겁게 동행해준 요혁이가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그담날 병주가 정득이랑 점심 먹자는데 같이하지 못해 미안하고 고맙네 그때 구미에서 일부러 날 데려가기위해 온 사람이 있었네 구미일은 시장후보와 면담 그리고 의장할 시의원과의 약속이 있어 함께하지 못했네
그후 난 구미에서 2박을 더하고 서울에 왔다 6박 7일간의 외출이었다 술에도 사람에도 다 취해 버렸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다들 고맙다

담에 또 좋은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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