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9 2

포도밭과 원두막

버스가 다니는 신작로에서 비스듬히 오르막을 50미터쯤 지나면 산아래 동네진입로가 있고 넓은 들판이 나오는데 도로와 들판 사이에 밭이 조금 있는데 도로아래 밭이 우리 포도밭이다 68년도부터 포도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과일은 당시에 귀하였기에 포도밭 울타리는 탱자나무였고 수확철인 여름에는 당연히 원두막을 만들어 지켜야 했다 거기에 더해 포도밭을 한바퀴 실로 둘러서 실을 건드리면 화재경보처럼 울리는 장치를 설치하여 도둑을 예방하였다 이웃마을이나 동네 주민들이 가끔씩 보리쌀과 물물교환도 하였다 과수원의 한해는 겨울부터 시작이다 한겨울에 가지치기 즉 전지를 하고 포도나무 껍질을 벗겨 혹시라도 있을 벌레들을 소탕하는 것이다 굵은 본나무는 껍질이 잘 까지는데 얇은 가지는 껍질을 벗기는데 애를 먹었고 그 일은 지..

카테고리 없음 2025.02.19

약국댁 손자

어린시절 먹은게 체하거나 속이 더부룩할때 손톱위를 바늘로 찔러 검은 피가 나오면 속이 편해지는 경험이 다들 있을것이다 나는 손톱위를 따는 경험보다 침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침을 맞고 또 정강이뼈 옆쪽에 침을 놓고 침을 돌리거나 침을 살짝 자극을 주어 낫게 하는것이다 이래도 낫지 않으면 손가락 발가락 끝에다 침을 맞으면 트럼이 한번 나오고 속이 시원하고 편안해 지면 다 나은 것이다 침을 맞는 잠깐의 고통을 견디면 금방 속이 편해지니 참 신기해 하였던 기억이 있다가을걷이가 끝이나면 연탄이나 화롯불에 약탕기가 있고 문종이로 덮여진 약탕기는 구수한 한약냄새를 풍기고 하얀 김을 가습기마냥 품어내고 있다 삼베보자기에 나무꼬챙이로 약을 짜는 엄마의 구겨진 인상에서 한모금이라도 다 짜야하겠다는 의지..

카테고리 없음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