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 실패한후 재수할 마음도 변화를 위해 노력할 마음도 없이 흐르는 물처럼 세월을 흘러 보내고 있었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불알친구 창호랑 학과는 다르지만 교양수업은 같이 수강하여 다니고 있었다 같은 방에서 하숙하던 창호와 길섭이는 하숙집에서 과자를 먹으면서 만화책을 보는 순진한 대학생이었다 창호는 50원을 넣고 갤로그를 하면 끝까지 하기 때문에 오락실 주인이 돈을 돌려주고 가라고 하는 갤러그 덕후였다 대학생이면 의례히 하던 당구도 치지 않았다 그저 수업듣고 집에 가는 재미없는 학창시절이었다 난 유네스코 학생회라는 동아리에 가입하여 나름 열심히 활동하였다 이 동아리는 당시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조국순례대행진을 광복절 즈음에 주관하는 동아리였다 애석하게도 여름방학에는 포도와 왕골 일을 하기..